홍릉 미래도시 청사진 그린다…발전전략 구상 용역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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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경기하남

서울 동대문구가 홍릉 일대의 미래 발전 방향을 새롭게 그리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동대문구는 최근 정책 환경 변화로 전환점을 맞은 홍릉 지역의 중장기 구상을 마련하기 위해 「홍릉 일대 지역거점 발전전략 구상 용역」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연구개발과 기술사업화의 거점으로 자리 잡아 온 홍릉에 공공주택 공급 논의까지 더해지면서, 더 이상 개별 부지 단위의 대응만으로는 지역의 미래를 충분히 설계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용역은 특정 사업 하나를 위한 검토가 아니라, 지역 전체의 큰 그림을 다시 짜는 종합 전략 수립에 가깝다.

  [코리안투데이] 홍릉 일대(사진제공: 동대문구청) ⓒ 박찬두 기자

홍릉 일대는 서울 동북권을 대표하는 연구개발 집적지다. 대학과 연구기관이 촘촘하게 모여 있고, 오랜 시간 축적된 학술·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도시의 지식 생태계를 형성해 왔다. 특히 2020년 8월 서울 홍릉이 강소연구개발특구(기술 창업과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연구기관·기업·지원체계를 집적한 소규모 고밀도 혁신특구)로 지정된 이후, 성북구와 동대문구 일대 1.36㎢를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특화해 발전해 왔다. 고려대, 경희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기술 핵심 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서울시 역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200억 원 안팎을 투입해 홍릉 강소특구 2단계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상태다. 동대문구가 이번 용역을 통해 ‘홍릉의 다음 10년’을 미리 설계하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홍릉의 미래 구상에 새롭게 부상한 핵심 변수는 주택 공급 정책이다. 정부는 지난 1월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서 공공시설 이전을 통한 후보지로 ‘동대문구 일원 1500호’를 제시했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국방연구원 부지 등 주요 국공유지의 이전 가능성과 활용 방향을 지역 전체의 맥락 속에서 함께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게 된다. 다시 말해, 단순히 특정 필지에 얼마만큼의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홍릉이 지닌 연구개발 기능과 지역 산업의 연속성, 주거 수요, 생활 인프라가 어떻게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룰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동대문구는 이번 용역에서 홍릉 일대의 지역 여건과 개발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한국국방연구원과 한국경제발전전시관 등 주요 부지의 활용 방향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상위 계획과의 정합성(관련 정책과 계획 간 방향·내용이 서로 어긋나지 않고 일관성을 갖추는 것)을 따지면서 연구개발, 주거, 문화 기능이 상호 충돌하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발전전략을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는 도시공간을 기능별로 분절해 바라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기능이 복합적으로 연결되는 미래형 거점 전략을 세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이번 구상은 ‘무엇을 지을 것인가’만을 정하는 계획이 아니다. 동대문구는 대학, 연구기관,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체계 구축 방안도 용역에 담을 예정이다. 이는 공간계획과 산업전략, 지역 거버넌스(민관 및 기관 간 협력 운영체계)를 하나의 틀에서 다루겠다는 접근이다. 도시의 성패가 더 이상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에만 달려 있지 않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며 지역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구상은 상당한 현실성을 지닌다. 결국 홍릉의 미래는 건물 몇 동의 신축 여부가 아니라, 축적된 연구 역량과 제도적 지원, 생활환경의 질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발전전시관이 들어선 글로벌지식협력단지도 이번 검토의 중요한 대상 가운데 하나다. 이 공간은 옛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지가 교육·전시 공간으로 재편된 사례로, 홍릉이 과거의 국가 발전 자산을 현재의 지식·문화 자산으로 전환해 온 상징적 장소라 할 수 있다. 동대문구는 이런 기존 자산을 단순 보존의 대상으로만 둘 것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 자원으로 어떻게 확장하고 재해석할 것인지도 함께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이는 홍릉이 지닌 역사성과 첨단성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자산이라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동대문구가 그리고 있는 홍릉의 미래는 연구개발과 산업, 문화, 생활이 따로 움직이지 않는 복합 거점에 가깝다. 이미 홍릉은 강소특구를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키우고 있고, 동대문구는 이를 서울약령시와 연계한 한방·그린바이오 협력 모델로까지 확장하는 구상도 이어온 바 있다. 다시 말해, 홍릉은 단순한 연구단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산업, 전통 자원과 생활기반이 서로 연결되는 융합형 도시 플랫폼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번 용역은 이러한 축적된 논의를 토대로, 변화한 정책 환경 속에서 홍릉의 강점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하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홍릉은 역사와 대학, 연구기관, 산업 기반이 함께 모인 동대문구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변화하는 정책 환경에 맞는 발전 방향을 미리 준비해 지역의 강점을 살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동대문구는 이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홍릉 일대를 동북권을 대표하는 미래도시 거점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연구개발의 집적지라는 기존 위상에 주거와 문화, 생활 인프라를 조화롭게 결합할 수 있다면, 홍릉은 서울의 또 다른 성장축이자 지속가능한 도시전환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도시의 경쟁력은 더 이상 외연 확장에만 있지 않다. 이미 축적된 자산을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하고, 그 연결을 얼마나 장기적 안목으로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홍릉 발전전략 구상은 공간계획을 넘어 도시의 미래 문법을 다시 쓰는 작업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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