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도 목소리도 유난히 큰 병아리 한 마리가 친구들 곁에서 밀려난 뒤에야 자신이 설 자리를 찾는다. 이음샘 작가의 신작 그림책 ‘꼬꼬의 행진곡’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 라는 물음이다. 화려한 사건 없이도 이 물음 하나로 이야기 전체를 끌고 간다.
유아 그림책 시장에서 자존감과 소속감을 다루는 작품은 꾸준히 늘어왔다. 한 아이가 집단 속에서 자신의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다름을 강점으로 바꾸는지는 국내외 인성동화가 공통적으로 붙잡아온 주제다. 최근 국내 창작 그림책 흐름도 ‘착하게 살면 사랑받는다’는 도식적 결말 대신, 배제와 재발견을 함께 그리는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꼬꼬의 행진곡’은 그 흐름 위에서 소속과 배제, 재발견이라는 서사 구조를 병아리 한 마리의 여정으로 압축한다. 무리에서 밀려난 경험을 결핍이 아니라 다른 자리로 향하는 계기로 그린다는 점에서, 이 책은 흔한 ‘있는 그대로 사랑받기’ 메시지와는 결을 달리한다. 큰 목소리라는 같은 특징이 한 장면에서는 불편함으로, 다른 장면에서는 재능으로 뒤바뀌는 대비가 이야기의 축이다.
책은 저자 소개, 인물 소개, 본문 ‘꼬꼬의 행진곡’, 작가의 말, 활용 방법 순으로 구성된다. 본문 앞뒤로 저자의 집필 의도와 인물의 특징을 짚어주는 페이지를 배치해, 그림책을 읽는 아이와 함께 읽는 어른 모두가 이야기의 맥락을 놓치지 않도록 했다. 마지막 활용 방법 장은 가정이나 교실에서 이 책을 인성교육 자료로 쓸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담아, 한 번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반복해 꺼내 쓸 수 있는 자료집 형태를 겨냥했다. 판형은 별도 규격 없이 화면에 맞춘 커스텀 판형으로 제작돼, 전자책 환경에서 그림의 구도를 그대로 살리는 데 무게를 뒀다.
주 독자층은 자신의 자리를 고민하는 유아와 초등 저학년이지만, 저자는 이야기의 무게중심을 아이에게만 두지 않았다. 소속감의 문제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 만큼, 책장을 넘기는 부모와 교사에게도 같은 질문을 되돌려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세대를 넘나드는 독서를 겨냥한다. 특히 아이가 집단 안에서 자신의 다름 때문에 위축된 경험이 있는 가정이라면, 이야기 속 꼬꼬의 상황에 곧바로 공감할 여지가 크다.
미리보기에 담긴 장면은 이야기의 결을 잘 보여준다. 숲속 음악회를 준비하던 친구들은 꼬꼬의 너무 큰 목소리에 놀라고, 친구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나자 꼬꼬는 어깨가 축 처진 채 혼자가 된다. 숲길을 걷던 꼬꼬는 멀리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를 따라 군악대를 만나고, 감기에 걸린 연주자가 연주를 멈추자 반짝이는 트럼펫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을 품는다. 배제의 순간이 곧바로 새로운 쓸모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이 대목이 책 전체의 전환점이다. 음악회에서 밀려난 목소리가 군악대의 트럼펫 앞에서 다시 의미를 얻는 구조는, 결점과 재능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점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설명해준다.
꼬꼬가 트럼펫 앞에서 품은 마음이 실제로 그를 군악대의 일원으로 이끄는지, 그 과정에서 큰 목소리가 결점에서 재능으로 바뀌는 순간을 작가가 어떻게 그려내는지가 이 책을 펼칠 독자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꼬꼬의 행진곡’은 전자책(PDF)으로 8,000원에 출간됐으며, 출간일은 2026년 7월 18일이다. 도서 상세 정보와 구매는 도서 상세 페이지(https://wiabook.com/books/kkokkoui-haengjingok-ko/)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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