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장르는 다르지만, 감동은 하나입니다’라는 주제로 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창작자들의 작품 세계를 온라인 공간에서 폭넓게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 제작과 문학의 융합은 기존의 문자 중심 예술을 시각적·청각적 경험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김진명 작가는 자신의 소설과 시를 영상예술로 재해석한 두 작품 〈He Loved Two Islands〉와 〈LET THEM REST(씻김굿)〉를 선보인다. 두 작품은 각각 사랑과 헌신, 죽음과 애도라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다루면서 문학적 상상력을 영상이라는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 확장했다.
두 번째 출품작 〈LET THEM REST(씻김굿)〉는 김진명 작가의 시 「씻김굿」을 영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씻김굿은 전통적으로 망자의 한을 풀고 편안한 길을 떠날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의식이다. 작품은 이러한 전통적 소재를 바탕으로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에 남겨진 슬픔과 그리움, 미련을 예술적으로 풀어냈다.
영상에 등장하는 흰 천과 촛불, 인물의 몸짓은 죽음을 마주한 인간의 깊은 슬픔과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감정의 변화를 상징한다.
특히 어둠에서 새벽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은 죽음의 절망에 머물지 않고 애도와 해원을 거쳐 다시 일상으로 나아가는 삶의 회복을 보여준다.
여기서 씻김굿은 단순히 고인을 잊기 위한 의식이 아니다. 떠난 이의 존재를 인정하고, 남겨진 슬픔을 받아들이며, 그리움 속에서도 살아갈 힘을 되찾는 마음의 과정으로 해석된다.
작품은 죽음을 끝이 아닌 또 다른 이별의 과정으로 바라보며, 남겨진 사람이 자신의 삶을 다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위로의 의미를 전한다.
전통문화의 상징성과 현대 영상예술의 표현 기법이 어우러져 한국적 정서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AI 기술로 문학의 감동을 영상예술로 확장김진명 작가의 이번 출품작은 인공지능을 창작의 보조 도구로 활용해 문학과 영상의 결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작품 제작에는 매직라이트, 브루(Vrew), 힉스필드(Higgsfield), 시댄스(Seedance), 크링(Kling) 등 다양한 AI 기반 프로그램이 활용됐다.
이러한 도구들은 문학작품에 담긴 서사와 감정, 상징적 이미지를 영상으로 구현하는 과정에 활용됐다.
특히 이번 작품들은 AI 기술 자체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원작의 문학적 정서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학이 독자의 상상력을 통해 완성되는 예술이라면, 영상은 움직임과 장면, 소리 등을 통해 감정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매체다. 두 장르의 결합은 원작을 읽은 독자에게는 또 다른 해석의 기회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문학에 다가갈 새로운 통로를 제공한다.
창작자의 문학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디지털 시대 예술 창작의 변화와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와 소설을 넘나드는 김진명 작가의 문학 세계김진명 작가는 2017년 「빙벽」과 2021년 소설 「탈피」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시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국제PEN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그래, 나 여기 있어』 등 6권의 시집과 소설집 『부활의 꽃』을 발간하며 시와 소설을 아우르는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윤동주문학상, 타고르문학상, 아산문학상(소설), 한국생활문학대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았다.
시와 소설뿐 아니라 낭송 등 다양한 문학 활동을 이어온 김 작가는 이번 융합예술전을 통해 영상이라는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하며 자신의 창작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두 출품작을 관통하는 공통된 정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이다.
〈He Loved Two Islands〉가 타인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어주는 헌신의 사랑을 이야기한다면, 〈LET THEM REST(씻김굿)〉는 떠나간 이를 놓아주고 남겨진 사람이 삶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인간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문학적 지향점을 공유한다.
12월 31일까지 온라인 전시…장르의 경계를 넘어 감동을 나누다이번 제1회 문예마루 온라인 융합예술전은 2026년 10월 5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전시에는 ㈜에스앤디, ㈜솔트웨어, 조은술 세종㈜, ㈜에스아이티테크놀로지 등이 협찬사로 참여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관람객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접하고, 예술이 전하는 감동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예술적 표현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문학을 기반으로 한 AI 융합예술은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김진명 작가의 두 영상작품 역시 전통적인 문학의 깊이와 새로운 기술적 표현을 결합해 관객에게 사랑과 희생, 죽음과 애도, 그리고 삶의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문학의 언어가 영상의 장면으로 되살아나고, 오래된 인간의 감정이 새로운 기술과 만나 또 다른 감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가 내세운 ‘장르는 다르지만, 감동은 하나입니다’라는 메시지처럼, 제1회 문예마루 온라인 융합예술전은 서로 다른 예술 장르가 만나 인간의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문화예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