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43] 처음 나눈 작전
5월 · 세 번째 문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143 · Book 1 「별이 모이다」

와룡강(臥龍崗)에서 돌아온 유비(劉備)는 그날 밤 바로 신야(新野) 관아 서쪽 방의 벽에 지도를 걸었다.
지도는 다섯 자(尺) 폭이었다. 벽 가운데에 걸리자, 방 안의 공기가 다시 정리되었다. 지도 아래에, 유비가 빈 방석 하나를 준비해 두었다. 공명(孔明)의 자리였다. 공명은 아직 남양의 초당에 머물러 있었다. 신야로의 이주는 한 달 뒤의 일이었다. 그러나 그 빈 방석은 오늘 밤부터 공명의 자리였다.
이튿날 아침, 그 빈 방석 위에 짧은 쪽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누가 가져다 두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 공명의 글씨체였다. 어제 오후 마당의 흙 위에 손가락으로 그은 그 손의 결과 같은 결이었다.
쪽지의 글은 짧았다.
황숙. 북쪽의 조인(曹仁)이 올해 늦여름 번성(樊城)에서 다시 남하합니다. 지난해 봄 여광·여상 형제 부대와 달리, 이번은 정예 일만의 부대입니다. 박망(博望) 첫 불의 자리에 다시 불을 붙이시되, 이번 불은 갈잎 숲 자락의 바람을 기다려야 합니다. 바람이 오는 날까지의 박자를, 아래 세 줄로 나누어 올립니다.
아래의 세 줄은 이러했다.
첫째. 이달 보름까지, 박망파 북쪽 갈잎 숲의 두께를 운장(雲長) 장군이 직접 확인하소서.
둘째. 다음 달 초까지, 번성 조인의 정찰대 행로를 익덕(翼德) 장군이 두 번 미리 돌아 두소서.
셋째. 다음 달 중순까지, 황숙 본인이 직접 박망의 동쪽 입구에 서 보시고, 바람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완전히 기우는 정확한 시각을 두 시진(時辰) 안쪽으로 측정해 주소서.
쪽지의 끝에 공명의 짧은 문장이 있었다.
세 가지가 준비되는 날, 이 사내의 자리도 신야의 빈 방석으로 옮겨집니다.

유비가 그 쪽지를 한 번 읽었다. 두 번 읽었다. 세 번째 읽었을 때, 그의 입가에 작은 웃음이 걸렸다. 그 웃음은 어제 오후 마당의 돌 위에 놓였던 웃음과 같은 웃음이었다.
"운장. 익덕."
관우(關羽)와 장비(張飛)가 문 밖에서 들어왔다. 유비가 쪽지를 두 사람 앞에 폈다. 관우가 먼저 쪽지를 읽었다. 장비가 그 뒤를 읽었다.
관우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형님. 오늘부터 이달 보름까지, 박망파 북쪽 갈잎 숲을 제가 직접 확인하고 오겠사옵니다."
장비가 주먹을 가볍게 쥐었다.
"형님. 다음 달 초까지 번성 정찰대 행로를, 제가 두 번 미리 돌겠사옵니다. 두 번이라면, 첫 번째는 낮의 행로, 두 번째는 밤의 행로이겠사옵니다."
유비가 두 아우의 목소리를 번갈아 들었다. 두 아우의 목소리가, 오늘 아침 공명의 쪽지 세 줄 위에서 서로를 맞대고 있었다.
"나는 다음 달 중순까지 박망의 동쪽 입구에 가겠다. 바람의 방향을 두 시진 안쪽으로 측정해 둘 것이다."
유비가 조용히 말했다. 세 사람의 세 역할이 오늘 아침의 쪽지 한 장 위에서 각기 자리를 잡았다. 어제까지의 세 사람은 각자의 전선(戰線)에서 각자 싸우는 세 사람이었다. 오늘 아침부터의 세 사람은 쪽지 한 장의 세 줄 위에서 한 박자로 움직이는 세 사람이 되었다.
쪽지의 작성자는 신야의 방 안에 없었다. 그러나 쪽지 세 줄의 지시자의 이름은 이미 방의 벽 지도 아래 빈 방석 위에 올라 있었다. 빈 방석 위의 이름이 방 안의 세 사람을 한 호흡으로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이것이 오늘 아침 세 사람의 첫 작전이었다.
그 저녁, 관우는 말을 끌고 북쪽으로 떠났다. 박망파 북쪽 갈잎 숲을 향하는 길이었다. 관우의 청룡도(靑龍刀)가 말의 안장 옆에서 가볍게 흔들렸다. 장비는 남쪽 작은 강 건너 숲 자락을 살피러 떠났다. 번성 정찰대 낮의 행로의 첫 구간이었다. 유비는 신야의 관아에 남아, 자기 안장 옆에 작은 바람 측정기를 달아 두었다.
세 사람이 각기 세 방향으로 떠난 그 밤, 신야 관아 서쪽 방 지도 아래 빈 방석 위의 쪽지가 — 방 안의 바람에 가볍게 흔들렸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빈 방석의 주인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나 빈 방석의 주인이 남긴 쪽지 세 줄은 이미 세 사람을 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한 사내의 부재(不在)가, 세 사내의 존재(存在)를 한 호흡으로 묶어 두고 있었다. 이것이 공명의 첫 작전이었고, 이것이 유비·관우·장비의 새로운 박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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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한 사람이 아직 오지 아니하였는데, 그 사람의 쪽지 세 줄이 세 사람을 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아침이 있사옵니다. 그 사람의 부재가, 세 사람의 존재를 한 박자로 묶어 두는 날이기도 하지요. 오늘 당신의 곁에도, 아직 오지 아니하신 분의 쪽지 한 줄이 혹시 놓여 있지는 않으신지요. 그 한 줄의 자리가 비어 있지 아니하다면, 오늘 당신의 걸음은 이미 그 분의 박자에 기울어 있는 걸음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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