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48] 강을 건너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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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경기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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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48] 강을 건너는 자

5월 · 세 번째 문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148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148 헤더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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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사천의 백성이 강을 건넌 사흘의 마지막 새벽, 유비(劉備)가 강 남쪽 기슭의 얕은 물가에서 말에서 내렸다.

말의 네 발이 흙탕 안쪽으로 빠져 들어갔다. 적로(的盧)의 배 아래까지 물이 올라왔다. 유비는 물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짚신이 물을 빨아들였다. 이마까지는 오지 아니하였으나, 가슴팍까지 물이 차올랐다. 그 차오름이, 오늘 새벽 유비의 세례(洗禮)였다. 스무 해를 옮겨 다닌 사내의 짚신이, 오늘 새벽 물에 완전히 젖었다.

강의 이름은 양자강(揚子江)의 지류(支流)였다. 양자강이라 부르지는 아니하였다. 지류의 이름은 이만 사천의 사람들에게 중요하지 아니하였다. 중요한 것은 — 이 강의 남쪽이었다.

남쪽 기슭에, 이미 건너온 이만 사천의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노약자 조의 끝, 장정 조의 뒤, 중간 조의 뒤, 그리고 유비 본인 조의 앞. 네 개의 조가 사흘의 네 층이었다. 네 층의 사람들이 이제 한 기슭 위에 한 결로 모여 있었다. 층의 구분이 지워지고, 흙 위에 이만 사천이 함께 앉아 있었다.

유비가 강 안쪽에서 두 손으로 물을 떠 얼굴을 씻었다. 씻고 난 뒤의 얼굴에 이틀 동안의 먼지가 빠져 있었다. 이틀 전의 얼굴은 일곱 해 마당 안쪽의 얼굴이었고, 오늘 새벽의 얼굴은 이만 사천 앞의 얼굴이었다. 두 얼굴 사이에 물의 세례가 있었다.

공명(孔明)이 기슭의 바위 위에서 유비의 세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공명의 얼굴에는 어젯밤 불의 희미한 재가 아직 묻어 있었다. 공명은 재를 털어 내지 아니하였다. 재와 물이 두 사람의 얼굴에 남은 자국이었다.

삼국지 365 Day 148 중간 일러스트

관우(關羽)가 두 번째로 강을 건넜다. 적토마(赤兔馬) 없이, 평범한 밤톨빛 말 위에서였다. 관우의 긴 수염이 강의 물 위에 가볍게 닿았다. 수염의 끝이 젖었다. 관우는 수염을 털어 내지 아니하고 그대로 기슭에 올라섰다.

장비(張飛)가 세 번째로 강을 건넜다. 장비의 팔사모(八蛇矛)가 말 안장 옆에서 크게 흔들렸다. 장비는 건너자마자 강 쪽을 돌아보고, 북쪽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북쪽 하늘은 이제 붉음이 없었다. 신야의 불은 이미 꺼진 뒤였다. 조조(曹操)의 대군이 어젯밤 신야에 도착하여, 빈 성 앞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오늘 새벽에는 이미 남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을 것이었다.

기슭 위의 이만 사천의 사람들이, 네 사람 — 유비·공명·관우·장비 — 이 강을 건너 오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누구도 소리 내어 기뻐하지 아니하였다. 누구도 소리 내어 울지 아니하였다. 다만 — 젊은 어머니가 품 안의 어린 아이를 더 단단히 껴안았다. 품 안의 아이가 어머니의 품에서 작게 울었다. 그 울음이 오늘 새벽 기슭의 유일한 소리였다.

유비가 기슭 위로 올라와, 그 어머니 앞에 한 걸음 다가섰다. 젖은 짚신의 물이 흙 위에 가볍게 남았다. 유비가 손을 들어, 어린 아이의 머리 위에 가볍게 얹었다. 아이의 울음이 멎었다. 아이의 두 눈이 유비의 얼굴을 맑게 바라보았다.

"아이의 이름이 무엇이옵니까."

"유, 라고 부르옵니다."

어머니의 대답이 조용했다. 유비의 이름과 같은 한 글자였다. 아이의 이름은 우연이었으나 — 오늘 새벽의 기슭 위에서는 우연이 아닌 것처럼 들렸다.

유비가 짧게 웃었다. 그러고는 어머니 앞에 두 손을 모아 예를 올렸다. 이만 사천의 어머니 앞에 장수가 예를 올리는 장면은 — 세상의 어느 사서(史書)에도 거의 남아 있지 아니한 장면이었다.

남쪽 길이 기슭의 남쪽으로 뻗어 있었다. 길은 어두웠다. 새벽의 해가 아직 동쪽에서 뜨지 아니하였다. 다만 동쪽 지평선의 가장자리가 이제 막 옅은 푸른빛으로 변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공명이 유비의 옆에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황숙. 오늘 새벽의 세례가, 앞으로 이십 년의 세례이옵니다. 물에 젖은 짚신이 마르는 동안, 황숙의 이름이 이만 사천 기슭의 흙 위에 조용히 새겨져 있을 것이옵니다. 이 짚신은 오늘 새벽까지는 한 사람의 신발이었으나, 오늘 해가 뜨고 나면 이만 사천의 첫 걸음의 신발이 되옵니다."

유비가 고개를 숙였다. 짚신의 물이 발가락 사이에서 차갑게 흘렀다. 이만 사천의 첫 걸음의 신발이, 오늘 새벽 젖은 짚신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동쪽 지평선이 마침내 옅은 노랑으로 변했다. 사흘의 끝의 해가 이제 막 떠오를 참이었다. 기슭 위 이만 사천의 얼굴들이 동쪽 해의 노랑에 젖어 들었다. 유비의 젖은 짚신의 물이 그 노랑 안쪽에서 천천히 마르기 시작했다.

강을 건너는 자의 첫 걸음이, 오늘 새벽 젖은 짚신 위에서 완성되었다. 다음 걸음은 남쪽 길의 어둠 안쪽으로 뻗어 있었다. 그러나 해가 동쪽에서 뜨고 있었다. 해의 첫 빛이 남쪽 길의 첫 구간을 비추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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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148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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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강을 건너신 뒤, 한 사람의 신발이 이만 사천의 첫 걸음의 신발이 되어 있는 것을, 혹시 오늘 새벽에 알아차리신 적이 있으신지요. 그 신발은 대개 화려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가장 낡은 신발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낡은 그 신발의 젖음이, 이만 사천의 첫 걸음의 박자이옵니다. 오늘 새벽 당신의 젖은 신발의 결이 — 누구의 첫 걸음의 박자를 함께 열고 있을지 — 조용히 내려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149: 떠밀려 가는 봇짐

"강을 건넌 오후, 이만 사천의 행렬이 남쪽 길 위를 천천히 내려갔다. 길의 한 모퉁이에서 한 노인의 봇짐이 뒤의 사람들의 걸음에 가볍게 떠밀려 앞으로 나아갔다." — 연삼흠 박사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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