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9] 진류의 첫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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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경기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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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9] 진류의 첫 깃발

1월 · 별이 모이다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19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19 헤더 일러스트

조조가 진류(陳留)의 아버지 집에 돌아왔다. 말에서 내리기 전에 집의 문지방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낙양의 대청 안쪽에서 맡은 공기와도 다르고 중모현의 객점 앞 공기와도 다른, 고향 집 아침 공기가 문지방 위에 머물러 있었다. 어제 저녁 한 자루의 칼이 사람의 어깨 위로 크게 내려가던 그 공기와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아비 조숭(曹嵩)이 마당으로 뛰어나왔다. 아들의 얼굴을 보기 전에 먼저 아들의 말고삐 쪽으로 손을 뻗었다. "아이야.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조조가 말에서 내려 아버지 앞에 깊게 무릎을 꿇었다.

"아버님. 한(漢)의 사직이 기울고 있사옵니다. 제가 한 마리의 말을 얻어 이 길을 여기까지 끌고 왔습니다. 이제 집 안의 재산을 풀어 의병(義兵)을 모아 보고 싶사옵니다."

조숭의 얼굴이 한참 잠잠하였다. 아들의 어깨를 가만히 짚었다. "우리 집 재산만으로는 큰일을 이루기에 부족하리라. 이 고을에 위홍(衛弘)이라는 효렴(孝廉)이 있다. 재물을 가벼이 여기고 의(義)를 귀히 여기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가세가 이 지방에서 첫째이니, 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네 뜻은 한 길을 열게 될 것이다."

이틀 뒤, 조조가 집 안에 작은 연회를 차리고 위홍을 모셔 왔다. 위홍은 이마가 넓은 사람이었다. 눈썹이 짙었고, 웃을 때에도 이가 잘 보이지 않았다. 문지방을 넘자마자 먼저 조조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고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맹덕(孟德). 오래전부터 자네의 이름을 들었네. 내가 자네의 얼굴을 직접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지. 오늘 이 자리에 나를 부른 까닭을 먼저 들려주게."

조조가 단정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술잔이 한 번도 오가기 전이었다. "한의 조정에는 더 이상 주인이 없사옵니다. 동탁이 권세를 전횡하여 임금을 업신여기고 백성을 해치니 천하가 이를 갈고 있사옵니다. 제가 힘을 다해 사직을 붙들어 보고 싶사오나, 저의 힘이 한낱 한 사내의 힘에 지나지 아니합니다. 공께서 충의(忠義)의 사람이라 들었기에 오늘 한 번의 청을 드립니다."

위홍이 오래 침묵하지 아니하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조조 쪽으로 깊게 허리를 숙였다. "맹덕. 이 마음을 이 늙은이가 오래전부터 품고 있었소. 다만 내 마음을 받아 줄 영웅을 만나지 못하였을 뿐이외다. 자네에게 큰 뜻이 있다면, 이 집안의 모든 재산을 오늘 자네 앞에 내어놓겠소."

조조가 크게 무릎을 꿇었다. 오늘 그의 무릎은 낙양 상부의 침상 앞에서 꿇었던 무릎과는 한 결이 달랐다.

삼국지 365 Day 19 중간 일러스트

그 밤, 진류의 마당 안쪽에서 한 장의 흰 깃발이 세워졌다. 깃발의 한쪽 면에 두 글자가 크게 쓰여 있었다. '충의(忠義).' 그 깃발이 세워진 다음날부터, 진류의 거리에 이상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낯모르는 젊은 사내들이 하루에 수십 명, 이튿날에 수백 명, 사흘이 지나자 하루에 천 명씩 진류의 골목을 한 방향으로 걸어 올라왔다. 그들이 든 것은 칼이 아니라, 대개 한 자루의 낡은 호미나 짚신 꾸러미였다. 그러나 그들 걸음의 조용함은, 호미보다 무거웠다.

진류 태수 장막(張邈)이 직접 조조의 집으로 찾아왔다. 진류 관아 병기고(兵器庫)의 문을 열어 주겠다는 약속이었다. 낙양의 옛 동지 사도 왕윤의 이름으로 비밀 격문이 내려왔다. 조조의 격문 첫 초안이 오늘 밤 처음으로 종이 위에 적혀 내려가고 있었다. 한 글자의 끝에서 먹이 떨리고 있었으나, 글자의 한 결은 낮게 내려앉아 있었다.

Book 1의 열아홉 번째 밤이 진류의 마당, 흰 깃발 아래에서 조용히 깊어 가고 있었다. 首義旗(수의기, 첫 의의 깃발) 세 글자가, 낯모르는 젊은 사내들 걸음의 조용함이 호미보다 무거운 자세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18에 거울이 먼저 돌아선 새벽이, 오늘 밤 흰 깃발 두 글자의 앞쪽에 건너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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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19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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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마당 안쪽에 세워진 한 장의 흰 깃발, 그 두 글자의 앞쪽에, 낯모르는 젊은 사내들이 조용히 모여 서는 밤이 있지요. 손에 든 것이 칼이 아니라 한 자루의 낡은 호미이되, 그 호미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걸음의 조용함이 있는 자리이옵니다. 오늘 밤 당신의 마당 안쪽에도, 낯모르는 걸음의 조용함이 호미의 무게보다 더 무겁게 모이는 자리가 혹시 있으신지요. 그 조용함의 결을 한 번 더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20: 천하의 제후들께

"한 장의 격문(檄文)이 진류의 마당 안쪽에서 완성되었다. 제목은 '討董卓檄(토동탁격)'. 수신인은 천하의 모든 제후였다." — 연삼흠 박사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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