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9] 북액문의 찌름
2월 · 주인 없는 칼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39 · Book 1 「별이 모이다」

이튿날 새벽, 장안의 북액문(北掖門) 앞에 화극이 지난 저녁 아이들의 동요보다 뒤늦게 한 사람의 목 쪽을 향하여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동탁이 날이 밝기 전에 의장을 갖추고 조정으로 향하였다. 길 옆에 도인이 서 있었다. 청포에 백건을 두르고 긴 장대 하나를 들었다. 장대 끝에 한 장 쯤 되는 포가 묶여 있었고, 포의 양쪽 끝에 각각 "口(구)" 자가 크게 씌어져 있었다. 동탁이 이숙을 돌아보았다. "저 도인이 무슨 뜻이냐." 이숙이 낮게 답하였다. "심병이 난 사람이옵니다. 주공께서는 개의치 마시옵소서." 군사들이 도인을 한쪽으로 몰아냈다. 다만 그 장대의 포가 바람에 펼쳐지는 순간, 두 개의 "口"가 한 자리에 나란히 겹치며 "呂(여)" 자의 모양새를 한 호흡 이루었다 사라졌다.
수레가 조정의 정문 앞에 이르렀다. 이숙이 보검 한 자루를 손에 든 채 수레 바퀴 곁에 붙어 동탁을 부축하며 걸어 들어갔다. 북액문에 이르자 군사들이 모두 문 밖에 멈추어 섰다. 수레 곁의 이십여 명만이 같이 문 안으로 들어갔다.
전문(殿門) 앞에 이르러, 동탁이 두 눈을 들어 앞을 보았다. 왕윤(王允)과 곁의 한 무리 사람들이 각각 보검을 든 채 전문의 좌우에 서 있었다. 동탁의 얼굴이 굳어졌다. "보검을 들고 있는 것이 무슨 뜻이냐." 이숙이 답하지 아니하였다. 손이 다만 수레 바퀴를 한 발자국 더 앞쪽으로 조용히 밀었다.

왕윤이 그 순간 크게 외쳤다. "역적이 여기에 이르렀다. 무사 어디 있느냐." 북액문 양쪽 기둥 뒤에서 백여 명의 무사들이 일제히 돌아나왔다. 창과 삭(槊)이 치켜들렸다. 창끝이 동탁의 가슴을 향해 일제히 찔러 들어왔다.
동탁의 조복 안쪽에 두꺼운 갑옷이 한 겹 덧대어져 있었다. 창끝이 갑옷에 걸려 튀겨 나왔다. 다만 그의 한 팔에 상처가 그어졌다. 그 팔의 힘이 풀려 몸이 수레 위에서 기우뚱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입에서 큰 소리가 북액문의 돌바닥을 울렸다. "내 아들 봉선은 어디 있느냐."
그 한 마디가 채 떨어지기 전이었다. 수레 뒤편에서 한 사람이 그림자처럼 걸어 나왔다. 손에 화극이 쥐여 있었다. 왼 팔목 안쪽의 붉은 선 한 줄이 새벽 햇살 아래에서 서늘하게 번뜩였다. 여포였다.
한 걸음, 동탁의 앞으로 걸어왔다. 목소리가 북액문의 돌바닥 위를 낮게 또렷하게 밀었다. "조서(詔書)가 있어, 역적을 치노라." 화극이 곧장 동탁의 목 쪽으로 찔러 들어갔다. 화극 끝이 그 목을 뚫었다.
새벽 북액문 앞의 공기가 완전히 멎었다. 이숙의 칼이 뒤에서 날아와 동탁의 머리를 베어 손 위에 들어 올렸다. 여포가 왼손에 화극을 든 채 오른손을 품 안으로 가져갔다. 조서 하나가 손 위에 올라왔다. 크게 들어 펴고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
"조서를 받들어 역적 신 동탁을 치노라. 그 밖의 자들은 묻지 아니하겠다." 장리(將吏)들이 일제히 "만세"를 외쳤다. 외침이 북액문의 복도 안쪽에서 크게 동쪽 궁전 처마 끝까지 울려 갔다.
Book 2의 아홉 번째 새벽이 북액문의 돌바닥 위에서 조용히 열렸다. 北掖一(북액일, 북액문의 한 번의 찌름)의 세 글자가, 도성의 큰 태사의 목이 화극의 끝 아래에서 멎은 한 호흡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38의 千里草의 두 글자가 오늘 새벽 화극의 한 찌름으로 현실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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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큰 사람의 한 몸이 화극의 끝 아래에서 멎는 새벽이 있지요. 어제 저녁 아이들 동요의 두 글자가 오늘 새벽 한 찌름의 현실로 바뀌는 자리이옵니다. 오늘 새벽 당신의 자리에도, 어제의 노랫말이 오늘의 현실로 바뀌는 한 호흡이 혹시 있으신지요. 그 바뀜의 결을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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