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1] 잿더미 낙양
2월 · 주인 없는 칼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51 · Book 1 「별이 모이다」

헌제가 낙양의 잿더미 위에 도달한 다음 날 아침, 조조의 사자가 잿더미 위 임시 행궁(行宮) 앞에 도달하였다.
사자의 손에는 한 통의 표문(表文)이 들려 있었다. 조조가 이르되 "폐하의 어가가 잿더미 위에 놓이심은 천하의 큰 슬픔이옵니다. 신이 허창(許昌)에 행궁을 갖추어 놓았사오니, 폐하의 어가를 허창으로 모시고자 하옵니다." 이 표문이 양봉(楊奉)과 한섬(韓暹)의 귀에도 건너갔다. 두 사람이 얼굴을 굳혔다.
그 저녁, 양봉이 한섬에게 한 마디를 낮게 올렸다. "조조가 오늘 아침 폐하의 어가를 허창으로 옮기려 하오. 우리가 이 자리의 공을 조조 한 사람에게 빼앗길 수는 없소이다. 오늘 밤 어가 앞에 우리 군을 세우고, 조조의 사자를 먼저 꺾읍시다." 한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밤, 두 사람의 군이 잿더미 위 행궁 앞에 깃발을 세웠다. 조조의 선봉 하후돈(夏侯惇)과 조홍(曹洪)이 뒤따라 도달해 있었다. 하후돈이 앞으로 나와 크게 외쳤다. "어가 앞에 창을 세운 자는 폐하의 적이다. 물러서라." 양봉과 한섬이 크게 노하여 맞섰다.
하후돈의 쌍창이 양봉의 부장 서황(徐晃)의 월부(鉞斧)와 마주쳤다. 몇 합이 가지 아니하여 서황이 말머리를 돌려 물러섰다. 하후돈이 뒤를 쫓지 아니하고 말을 세웠다. 서황의 돌아서는 결이 이상하였다. 하후돈이 그 돌림의 결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날 밤 늦게, 서황이 자기 진영에서 조용히 빠져나와 조조의 진영으로 건너갔다. 조조에게 절을 올렸다. "저는 하동(河東) 양양(楊襄) 사람으로 성은 서(徐), 이름은 황(晃), 자는 공명(公明)이옵니다. 오늘 밤 양봉 진영의 결을 바깥에서 읽어 본 뒤, 이 공명의 걸음이 이쪽으로 건너왔사옵니다. 주공의 휘하에 받아 주시옵소서."
조조가 크게 기뻐하였다. 서황이 조조의 오대장(五大將) 중 한 사람이 되는 첫 걸음이 오늘 밤 잿더미 위에서 놓이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양봉과 한섬이 서황의 이탈을 알았다. 두 사람의 기세가 꺾였다. 조조가 헌제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었다.
"폐하. 낙양의 잿더미 위에는 궁궐이 아직 서지 못하였사옵고, 한 끼니의 밥도 제대로 오르지 못하옵니다. 신(臣)이 허창의 행궁을 갖추어 두었사오니, 폐하의 어가를 그곳으로 모시고자 하옵니다. 그곳 창고에 양식이 족히 한 해분 이상이옵고, 궁궐의 지붕이 온전히 덮여 있사옵니다."
헌제가 오래 침묵한 뒤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 끄덕임의 안쪽에 한 자각이 조용히 묻혀 있었다. 제(帝)의 어가가 한 사람의 궁의 지붕 아래로 옮겨 가는 호흡이었다.
며칠 뒤, 헌제의 어가가 낙양의 잿더미를 떠나 허창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어가의 바퀴가 잿더미 위를 마지막으로 밟고 지나갔다. 그 뒤쪽에 조조의 경기(輕騎)가 따라붙었고, 양봉과 한섬의 군이 뒤늦게 쫓아왔으나 조조의 매복에 크게 꺾였다.
Book 2의 쉰한 번째 아침이 잿더미 가장자리 위에서 조용히 열렸다. 灰都遷(회도천, 잿더미 도성의 천도)의 세 글자가, 어가가 잿더미를 떠나 새로운 궁의 지붕 아래로 옮겨 가는 호흡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50의 五十焰의 봉우리가 오늘 아침 어가의 바퀴 방향으로 내려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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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어가의 바퀴가 잿더미를 마지막으로 밟고 지나 새로운 궁의 지붕 아래로 옮겨 가는 아침이 있지요. 제(帝)가 한 사람의 지붕 아래에 놓이게 되는 호흡의 자각이 천천히 제 얼굴을 드러내는 자리이옵니다. 오늘 아침 당신의 자리의 바퀴 위에도, 지붕의 옮김이 혹시 있으신지요. 그 옮김의 결을 한 번 더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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