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옥 작가의 그림책 ‘갈대 상자의 기적’이 7월 7일 전자책으로 출간됐다. 출애굽기에 실린 모세 탄생 이야기를 유아의 눈높이로 옮긴 작품으로, 죽음의 위기 속에서 태어난 아기가 갈대 상자에 실려 나일강을 건너 공주의 품에 닿기까지 과정을 그린다. 부제는 ‘어린 모세 이야기’다. 왕의 명령으로 히브리 남자 아기가 모두 위험에 처했던 시대, 한 가족이 아기를 지키려 택한 방법이 갈대 상자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야기는 이미 긴장을 품고 시작한다. 여름성경학교 시즌과 맞물린 출간이어서 교회 현장에서 곧바로 쓸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성경 속 인물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옮기는 작업은 국내 기독교 출판계에서 꾸준히 이어져 온 흐름이다. 다만 대부분 사건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데 그쳐, 유아가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며 몰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해외 기독교 그림책 시장에서도 최근 몇 년간 성경 서사를 아동 발달 단계에 맞춰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사건 중심 서술에서 감정 중심 서술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 책은 모세 개인의 서사보다 그를 살리려 한 가족의 두려움과 간절함에 초점을 맞춰, 사건이 아니라 감정을 축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런 흐름 위에 놓여 있다.
책은 저자 소개에 이어 ‘부디 무사하렴’, ‘걱정스레 지켜보는 미리암’, ‘공주님 품에 안긴 모세’ 세 장면으로 이어진다. 아기를 숨겨야 했던 가족의 절박함, 강가에서 동생을 지켜보는 누이 미리암의 조마조마함, 공주의 품에 안기는 순간의 안도감까지 감정의 흐름을 따라 페이지가 넘어간다. 사건을 요약해 전달하기보다 한 장면씩 머무르며 아이가 인물의 감정을 따라갈 시간을 준다. 짧은 분량 안에서도 두려움에서 안도로 이어지는 감정선을 뚜렷하게 그려낸 점이 이 구성의 특징이며, 각 장의 제목만 훑어도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짐작할 수 있도록 짜여 있다.
주 대상은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이지만, 부모와 교사, 교회 교사가 함께 읽으며 대화를 나누기에도 무리가 없는 분량이다. 주일학교나 가정예배에서 짧게 나눠 읽기 좋고, 여름성경학교 프로그램에 넣기에도 부담이 적다. 성경 텍스트를 그대로 읽어주기 어려운 연령대에 이야기로 먼저 다가가려는 교사나 부모에게 특히 유용하며, 아이와 함께 그림을 짚어가며 질문을 주고받는 용도로도 적합하다. 전자책 형식이라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도 곧바로 펼쳐볼 수 있어, 여름성경학교 준비 기간이 촉박한 교사들에게도 부담이 적다.
책은 갈대 상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연다. “나일강 물결 위, 나는 갈대로 만든 작은 상자예요”라는 첫 문장은 상자 자신을 화자로 세워, 모세를 지키는 존재로 곧바로 등장시킨다. 무서운 파도가 밀려와도 상자는 끝까지 아기를 품고, 멀리서 미리암은 간절한 마음으로 그 모습을 지켜본다. 사람이 아니라 사물의 시선을 빌려 사건을 전달하는 방식이 이 책의 고유한 지점이며, 아이 독자가 상자와 함께 강물을 떠내려가는 듯한 감각으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한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이 책이 여름성경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AI 그림동화 수업을 연구해 온 저자의 다음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다. ‘갈대 상자의 기적’은 이형옥 지음, 정가 5,000원의 전자책으로 WIA Book에서 나왔으며, 도서 상세 페이지(wiabook.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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