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많은 토끼도, 몸집 큰 사자도 낯선 교문 앞에서는 다리가 떨린다. 그림책 《처음 학교 가는 날》은 이 보편적인 두려움을 여섯 마리 동물 친구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처음이라는 말 자체가 주는 무게를 정면으로 다룬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와 부모가 함께 펼쳐 볼 만한 그림책이다.
신학기 그림책 시장에서 입학 불안을 소재로 삼은 작품은 꾸준히 출간돼 왔다. 아이가 부모 품을 벗어나 또래 집단에 섞이는 순간을 어떻게 그리느냐가 매번 관건이다. 국내외 저연령 그림책들도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기보다 인정하는 쪽으로 서사를 짜는 흐름을 보인다. 이 책 역시 두려움을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누구나 지나가는 과정으로 다룬다. 서로 다른 여섯 캐릭터를 내세워 다름을 인정하는 법을 이야기 구조 안에 녹였다. 동물이라는 장치를 빌려 아이들이 자신의 걱정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게 한다. 아이 정서를 다루는 그림책일수록 과장된 해결보다 담담한 동행을 택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책은 저자의 말, 등장인물 찾기, 본편 처음 학교 가는 날 세 부분으로 짜였다. 등장인물 찾기 장에서는 여섯 마리 동물의 성격을 미리 소개해 독자가 본편을 읽기 전에 각 캐릭터의 고민을 파악하게 한다. 겁이 많지만 호기심도 큰 친구, 책과 새로운 것을 찾는 일을 좋아하는 친구, 스스로 무섭게 생겼다고 여겨 걱정이 많은 친구가 등장한다. 춤추기를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길 즐기는 친구, 몸집이 크고 느려서 놀림받을까 걱정하는 친구, 목소리가 크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길 좋아하는 친구도 함께 나온다. 독자는 책장을 넘기며 이 여섯 캐릭터를 하나씩 찾아보고, 본편에서 이들이 숲속학교로 향하는 여정을 따라가게 된다.
숲속학교로 향하는 여정은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 독자를 겨냥한다. 글과 그림 모두 짧은 문장과 단순한 구도로 짜여 있어 부모가 소리 내 읽어주기에 알맞다. 입학을 앞둔 아이에게 책날개 삼아 건네는 입학 선물로도 쓸 수 있다. 존중과 협동, 자기존중감과 자신감 같은 정서 교육 요소를 이야기 안에 자연스럽게 심었다. 서로 다른 성격과 외모를 가진 동물들이 한 무리로 섞이는 과정을 통해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법도 함께 짚는다. 유치원 교사나 초등 저학년 담임교사가 새 학기 학급문고로 활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저자가 공개한 미리보기 구절은 이렇다. “처음 학교에 가는 아침, 겁 많은 토끼가 이불 속에서 덜덜덜 떨고 있어요. 새 친구들이 날 싫어하면 어떡하지?” 이 장면은 책 전체의 정서를 압축한다. 토끼의 질문은 특정 동물만의 고민이 아니라 처음을 앞둔 모든 아이의 속마음에 가깝다. 저자는 저자의 말에서 처음 학교 가는 길이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두려운 길이라며, 그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일이 모험이 될 수 있다고 적었다.
숲속학교에 도착한 여섯 친구가 각자의 걱정을 어떻게 마주하는지가 이 책의 핵심 장면이다. 서로 다른 두려움을 가진 동물들이 하나의 무리로 섞이는 과정을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처음 학교 가는 날》은 저자 백승주가 짓고 WIA Book이 2026년 8월 1일 펴내는 전자책이다. EPUB2, EPUB3, PDF 세 가지 형식으로 서비스되며 정가는 3,000원이다. 도서 상세 페이지(wiabook.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바로 열기 ·
⇓ PNG 다운로드
스마트폰의 WIA Code 스캐너로 이 화면을 약 41초 비추면 기사 전체가 폰에 저장됩니다 — 인터넷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WIA Code 스캐너 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