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시장에서 26년간 패션 액세서리 제조와 무역을 이어온 죠이유(JOY YOU)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시장환경 속에서 다시 해외 바이어와의 연결을 모색하고 있다. 2000년 무역업으로 출발한 죠이유는 KOTRA 해외 전시회를 통해 세계 각국의 바이어를 만났고, 해외 거래처의 권유를 계기로 남대문에 매장을 열었다. 현재 매장은 완제품 판매뿐 아니라 국내외 거래처와 바이어를 만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진주·크리스탈·스테인레스 등 다양한 소재와 OEM·ODM, 샘플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 [코리안투데이] 서울 남대문시장 죠이유(JOY YOU) 매장에서 정처영 대표가 국내외 거래처와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2000년 무역업으로 출발한 죠이유는 약 26년간 남대문을 기반으로 패션 액세서리 제조와 판매, 해외 거래를 이어왔다. ©지승주 기자 |
서울 남대문시장 액세서리 상가.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좁은 통로 양쪽으로 귀걸이와 목걸이, 진주, 크리스탈, 헤어 액세서리와 각종 장식품을 취급하는 점포들이 이어진다. 수많은 제품이 벽면과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상인과 고객들이 그 사이를 오간다. 그곳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업체 가운데 하나가 죠이유(JOY YOU)다.
매장은 크지 않다. 하지만 진열된 제품 뒤에는 디자인과 샘플 제작, 주문생산, 해외 수출까지 이어져 온 약 26년의 시간이 있다.
죠이유의 역사는 남대문시장 한 점포의 역사라기보다 한국 패션 액세서리 산업이 해외 바이어들과 활발하게 거래하던 시절부터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시장까지 함께 지나온 한 기업의 기록에 가깝다.
은행원이었던 부부, 액세서리 무역에 뛰어들다정처영 대표가 액세서리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0년 무렵이다.
처음부터 남대문에서 장사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정 대표 부부는 모두 은행에서 근무했다. 그러던 중 프랑스에 있던 남편의 사촌을 통해 액세서리 사업을 접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무역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었다. 사업 초창기 주문을 받으면서 수량을 잘못 이해해 1천 개 주문을 1만 개로 알아들은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행착오가 경험이 됐다. 죠이유는 KOTRA 등을 통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기 시작했고, 세계 각국에서 온 바이어들을 직접 만났다. 영국과 브라질을 비롯해 여러 국가의 거래처가 생겼다. 당시 해외 바이어들 가운데 일부는 정 대표에게 남대문시장에 매장을 두는 것이 거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제품을 공급받으려면 실제로 방문해 제품을 확인하고 상담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신뢰하기 쉽다는 의미였다. 그 권유가 남대문 매장을 여는 계기가 됐다.
남대문 매장은 판매점이자 바이어를 만나는 작은 쇼룸죠이유 매장에는 귀걸이와 목걸이, 반지, 팔찌, 발찌 등 다양한 패션 액세서리가 진열돼 있다.
진주 제품과 크리스탈을 활용한 제품,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장식품들도 눈에 띈다.
그러나 이곳의 역할은 단순한 소매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거래처가 제품을 확인하고 주문을 논의하는 장소이면서 새로운 바이어에게 죠이유가 어떤 제품을 만들어왔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작은 쇼룸의 역할도 한다.
![]() [코리안투데이] 서울 남대문시장 죠이유 매장에 귀걸이와 목걸이, 진주·크리스털을 활용한 다양한 패션 액세서리가 진열돼 있다. 오랜 기간 축적된 다양한 디자인은 바이어가 제품의 스타일과 제작 가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 지승주 기자 정 대표와 함께 매장을 둘러보면 같은 귀걸이라고 해도 디자인과 색상, 길이와 장식방식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작은 액세서리 하나에도 여러 부품과 소재가 결합된다. 유행의 변화도 빠르다. 따라서 바이어가 원하는 디자인을 얼마나 신속하게 이해하고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느냐가 액세서리 사업에서는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JOY YOU’에 담긴 뜻취재 과정에서 눈길을 끈 것 가운데 하나는 회사 이름이었다.JOY YOU. 영어만 보면 ‘당신에게 기쁨을’이라는 의미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정 대표가 설명한 이름에는 조금 더 깊은 뜻이 있었다. 정 대표는 JOY가 ‘기쁨’을 뜻하고, YOU에는 일반적인 ‘당신’의 의미뿐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하나님을 향한 뜻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 이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는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통해 사람들에게도 기쁨을 주고 싶다는 뜻이에요.” 회사 이름 자체가 정 대표가 생각하는 사업의 방향과 연결돼 있는 셈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고객과 거래처에 기쁨을 주며, 사업을 통해 얻은 것을 주변과 나누겠다는 생각이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제품도 변했다죠이유가 사업을 시작했던 2000년 무렵과 현재의 패션 액세서리 시장은 크게 달라졌다.초창기에는 주물 제품 등을 중심으로 미국 등 해외시장에 많은 물량을 공급했다. 이후 패션 트렌드와 소비자 취향, 소재에 대한 선호가 변화하면서 제품도 계속 바뀌었다. 현재 죠이유가 다루는 주요 소재에는 진주와 크리스탈, 신주, 스테인레스 등이 있다. 화려한 드롭형 귀걸이에서 단순한 디자인의 제품, 진주 제품, 목걸이와 팔찌, 발찌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매장에 진열된 제품 중 상당수에는 ‘Made in Korea’ 표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완제품 판매에서 OEM·ODM까지 해외 바이어 입장에서 죠이유를 주목할 이유는 매장에 있는 제품의 수만은 아니다. 죠이유는 오랜 기간 국내외 거래처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제작해왔다. 거래처가 디자인을 제시하면 요구사항에 맞춰 생산하는 OEM 방식은 물론,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토대로 디자인과 샘플 제작을 거쳐 제품으로 구현하는 방식에도 대응해왔다. 새로운 제품의 경우 샘플을 먼저 제작하고 소재와 디자인을 확인한 뒤 본생산으로 이어갈 수 있다. 주문수량은 제품의 종류와 소재, 제작난이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정 대표는 인터뷰에서 샘플비가 별도로 발생하는 경우 약 100개 수준의 주문을 진행하는 사례도 있으며, 일반적인 생산에서는 약 300개 수준부터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모든 제품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이 아니라 실제 제품과 제작 조건에 따라 협의한다. “납기는 약속”…26년 동안 지켜온 신뢰정 대표가 인터뷰 과정에서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신뢰였다. 정 대표 부부 모두 은행원 출신이라는 점도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처음 거래를 시작하는 업체와는 일정 부분 계약금을 받고 생산을 진행한다. 하지만 오랜 거래를 만드는 것은 계약서만이 아니다.정 대표는 무엇보다 납기를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이 약속한 납기를 거의 지켜왔다고 설명하면서 인터뷰 중 “99.9%”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납품 후 문제가 발생하면 AS에도 대응해왔다. 대량으로 제품을 생산하다 보면 일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전혀 생기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책임 있게 대응하느냐라는 것이 정 대표의 생각이다. 한때 해외 거래 비중 90%죠이유가 가장 활발하게 성장하던 시기에는 해외 거래가 사업의 중심이었다. 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한때 해외 거래 비중이 전체의 약 90%에 이를 정도였다. 미국과 일본, 유럽, 브라질 등 여러 지역의 바이어들과 거래했다. 당시 남대문시장에는 외국인 바이어들이 직접 찾아왔다. 바이어는 매장에서 제품을 보고 샘플을 선택하고, 원하는 디자인과 수량을 협의했다. 남대문시장이 단순한 관광시장이 아니라 해외 패션 관련 사업자들이 한국 제품을 찾는 중요한 도매시장 역할을 하던 시절이었다. 중국 제조업의 성장, 그리고 코로나19하지만 시장환경은 크게 변했다.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고 온라인 유통이 빠르게 성장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발생했다. 국가 간 이동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해외 바이어의 방문이 끊겼다. 오랫동안 거래해온 거래처 가운데 사업을 중단하는 곳도 생겼다. 죠이유 역시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 이전에는 국내 직원이 약 20명, 중국 칭다오 생산현장에는 약 200명의 인력이 있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이후 중국 공장은 현지 직원들에게 넘겼고 국내 사업도 규모를 조정해야 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한 직원들이 많았기 때문에 사업규모를 줄이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는 과거와 달리 국내 거래 비중이 더 커졌다. 정 대표는 현재 거래구조를 국내 약 70%, 해외 약 30% 정도로 설명했다. 그래도 남대문을 떠나지 않았다사업환경은 달라졌지만 정 대표는 남대문을 떠나지 않았다. 규모는 달라졌어도 매장을 유지하고, 제품을 만들고, 거래처와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정 대표는 오히려 앞으로 남대문시장과 한국 액세서리 업체들이 다시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과거처럼 해외 바이어가 자연스럽게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고 온라인을 활용해 한국 업체의 제품과 제조능력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봤다. 중국 제품 역시 가격뿐 아니라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따라서 단순한 가격 경쟁만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죠이유가 앞으로 경쟁력으로 삼으려는 것은 지난 26년 동안 축적한 디자인 경험, 샘플 제작능력, 품질관리, 납기, 거래처 대응과 제조 노하우다. 이제 해외 바이어는 인터넷으로 한국 업체를 찾는다26년 전에는 해외 바이어가 직접 한국으로 왔다. 남대문시장에 들어와 제품을 손으로 만져보고 샘플을 선택한 뒤 주문했다.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세계 어느 곳에 있는 바이어라도 인터넷 검색으로 한국 제조업체를 찾을 수 있다. 제품 사진과 영상을 확인하고 이메일로 문의한 뒤 샘플을 받아볼 수 있다. 국내 소비자 역시 남대문시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구입할 수 있다. 죠이유 역시 오프라인 매장과 오랜 제조경험에 온라인 채널을 더하고 있다. 코리안투데이가 이번 죠이유 취재를 매장, 상담실·샘플실, 제조현장으로 나눠 소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한 매장에 진열된 제품 뒤에 어떤 샘플과 제조과정이 존재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액세서리 분야만큼은 자신 있습니다”정 대표에게 새로운 해외 바이어가 죠이유를 처음 알게 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대답은 단순했다. “저희를 믿고 거래해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어 정 대표는 말했다. “액세서리 분야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26년 동안 수많은 제품을 만들고 바이어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며 납품해온 경험이 그 말의 배경이다. 죠이유가 바라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전성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달라진 시장환경 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바이어를 만나는 것이다. JOY YOU.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고,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기쁨을 전하고 싶다는 이름처럼 죠이유는 남대문에서 다시 세계를 향한 문을 열고 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실제 상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사진이나 스케치만으로는 제작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https://pscoinc.co.kr/portfolio gilcoltd@hanmail.net https://aphrosejewelry.com/ “남대문에서 다시 세계로”…26년 액세서리 기업 ‘JOY YOU’, 새로운 바이어를 기다리다 “수천 개 샘플이 곧 26년의 기록”…남대문 죠이유, 바이어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든다 “코로나가 흔들어도 손은 멈추지 않았다”…죠이유 26년 제조현장, 다시 세계를 향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