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지역 교육행정을 별도로 담당할 교육지원청을 우선 분리 개청하는 방안이 하남시(시장 이현재)와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공동 협약 과제에 포함됐다. 두 기관은 교육지원청 신설과 함께 과밀학급, 통학, 교육시설 이용 문제를 공동으로 다루기로 했다. 교육행정 조직의 분리 추진을 학생과 학부모가 겪는 지역 교육 현안 해결에 연결한다는 취지다.
![]() [코리안투데이] ‘상생협력 벽깨기 협약식’에 참석한 이현재 시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안민석 교육감(가운데) 등 관계자들 © 백창희 기자 |
하남시에 따르면 두 기관은 9일 오산 원동초등학교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진행된 ‘상생협력 벽깨기 협약식’에서 교육정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안민석)과 도내 31개 시·군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학교·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각자의 행정 범위를 넘어 지역 교육 문제를 함께 해결할 협력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행사에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추미애 경기도지사,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을 비롯해 도내 31개 시장·군수, 25개 지역 교육장 등이 참석했다. 이현재 시장은 31개 기초지자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 축사를 했다. 하남시는 공원 부지를 활용한 중학교 설립 지원, 교육지원청 임시청사 확보, 해마다 21억 원 규모의 자체 교육경비 지원 등 그동안의 교육행정 노력이 대표 축사의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협약의 핵심은 하남교육지원청을 다른 분리 대상 지역에 앞서 개청하도록 추진하는 데 있다. 시는 이미 업무 공간을 확보했다는 점을 근거로 연내 개청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제시된 것은 우선 개청을 위한 공동 추진 과제와 시의 요구로, 구체적인 개청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시장은 축사에서 “하남시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800억 원 상당의 시유지 공원 부지를 무상 임대해 올해 3월 한홀중학교 개교를 이끌어냈고, 하남시청역 인근 종합복지타운 6층에 150평 규모의 임시청사를 마련해 내일이라도 간판만 달면 즉시 업무를 개시할 수 있도록 완비해 뒀다”며 “그만큼 하남교육지원청 신설은 33만 하남시민과 학부모들에게 가장 절박한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교권 보호와 교육협력 정책의 현장 실행도 독립 교육지원청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했다. 이 시장은 “지난 8월 위촉된 명예 교권보호전담관 제도가 현장에 신속히 안착하고 오늘 체결한 상생협력 벽깨기 정책이 체계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도 독립된 하남교육지원청의 연내 우선 개청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직 신설 요구에 더해 지역에서 추진 중인 제도를 뒷받침할 교육행정 기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육청도 준비 상황에 따른 순차적인 분리 추진 가능성을 앞서 언급했다. 안 교육감은 지난 3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도내 통합교육지원청 6곳의 분리 문제와 관련해 “동시에 6곳을 모두 신설할 수는 없으며 하남과 양주가 가장 준비가 잘 됐다”고 밝혔다. 이어 “건물을 짓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간판만 달면 바로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그 지역에 맞는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하남시가 확보한 임시청사는 이처럼 기존 공간을 활용하는 개청 방식과 연결된다.
학생과 학부모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칠 협력 과제로는 위례·감일신도시의 과밀학급 문제와 통학 지원이 담겼다. 양 기관은 인접 지자체와 함께 공동학군 지정을 추진하고, 현재 학생 통학을 지원하는 순환버스 5대의 운영을 이어가면서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공동학군은 행정구역을 맞댄 지역의 협력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이번 협약에서는 인접 지자체와의 공동 추진을 과제로 삼았다.
교육시설 확충과 주민 이용도 함께 다룬다. 수영장을 갖춘 학교복합시설을 2곳 건립하고, 학교와 지역이 보유한 기반시설을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뿐 아니라 화장실·샤워실 등 부속시설까지 주민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설을 여는 범위를 부속시설로 넓혀 주민의 실제 이용 여건까지 다루겠다는 의미다.
교육 프로그램 분야에서는 경기도교육청의 주요 정책인 ‘폰-프리(Phone-Free) 스쿨’과 ‘하남형 RAS(독서·예술·체육) 인성교육’에 협력하기로 했다. 하남시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매년 21억 원가량을 들여 학생 1인 2악기, 1인 1체육 사업을 추진해 왔다. 두 기관은 이러한 기존 사업에 각 기관의 자원과 역량을 더해 하남을 도내 ‘폰-프리·RAS 선도 모델도시’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두 기관이 합의한 공동 추진 과제는 교육지원청 우선 개청과 모델도시 조성을 포함해 모두 11개다. 교육지원청 분리라는 조직 차원의 과제에 학급 여건 개선, 통학 지원, 학교시설의 주민 이용, 인성교육을 함께 담았다는 점에서 협력 범위가 넓다. 개별 사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지자체와 교육행정기관이 가진 시설·예산·행정 역량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이 시장은 “아이들의 교육은 교육청이나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중대한 과제”라며 “이번 협약은 행정기관 간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하남의 미래 세대를 위해 함께 뛰겠다는 굳은 약속인 만큼, 하남교육지원청 신설을 비롯한 핵심 과제들을 차질 없이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의 주민 체감도는 우선 개청 추진과 함께 과밀학급·통학·시설 이용에 관한 공동 과제가 실제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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