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21] 형제가 다투는 성
5월 · 세 번째 문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121 · Book 1 「별이 모이다」

유비(劉備)가 신야(新野)의 시장에서 "남쪽에 한 사람이 있다"는 문장을 처음 들은 그 봄으로부터, 시선을 북쪽으로 되돌린다. 거기에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끝나지 않은 다툼이 있었다.
건안 7년(서기 202년) 가을, 기주(冀州)의 업성(鄴城).
원소(袁紹)가 세상을 떠난 지 꼭 한 계절이 지나고 있었다. 업성 큰 마당에 깔려 있던 관의 자리는 이미 치워졌다. 그러나 마당 귀퉁이에는, 지난여름 원소가 가장 좋아했다는 오동나무 한 그루가 아직 그대로 서 있었다. 그 나무의 이른 단풍이, 오늘 아침부터 조용히 떨어지고 있었다.
원소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다. 큰아들 원담(袁譚), 둘째 원희(袁熙), 셋째 원상(袁尙).
생전의 원소가 가장 사랑한 것은 셋째 원상이었다. 얼굴이 맑고 언변이 부드러웠다. 큰아들 원담은 거칠었고, 이미 청주(靑州)의 자사 자리에 오래 있으면서 부친의 품을 떠나 있었다. 원소가 숨을 거둘 때 곁에 있던 사람은 원상의 어미 유씨(劉氏)와, 심복 모사 심배(審配)·봉기(逢紀)뿐이었다.
세 사람의 뜻이 모이기도 전에, 심배는 이미 먹을 갈고 있었다. 원소의 마지막 유언이라며 글 한 장이 내려졌다. 그 글의 끝에는, 셋째 원상이 대사마장군(大司馬將軍)의 직을 이어 받는다는 줄이 단정하게 적혀 있었다.
청주에 있던 원담이 업성으로 돌아온 것은 사흘 뒤였다. 업성 남문 앞에 도착한 원담은, 자기에게 남겨진 직이 거기장군(車騎將軍), 한 단계 낮은 자리라는 것을 그 자리에서 알았다.
그 저녁 업성 안채에서, 원담과 원상이 처음으로 한 상에 마주 앉았다.
원담은 스물아홉이었다. 턱이 각지고 눈빛이 붉었다. 원상은 스물넷이었다. 얼굴이 희고 손이 가늘었다. 두 형제 사이에는 심배가, 원담의 뒤에는 봉기가 앉았다. 봉기는 원담 편, 심배는 원상 편이었다. 겉으로는 한 집안의 상이었으나, 안쪽으로는 이미 두 진영의 회의였다.
원담이 먼저 낮게 물었다.
"선친의 유언에, 대사마장군 자리가 있었다고 들었다. 그 자리를, 나에게 넘겨주지 않겠느냐."
원상은 잔을 들었다가 조용히 내려놓았다. 목소리가 부드러웠다.
"형님. 유언은, 종이 위의 한 획이옵니다. 살아 계실 때 아버님께서 제게 오래 시키시던 일이, 바로 이 자리였습니다. 종이의 한 획보다, 살아 계실 때의 오랜 뜻이 — 먼저이지 않겠습니까."
원담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봉기가 그 뒤에서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은 아닙니다. 봉기의 시선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밤, 원담은 잠들지 못했다.
방의 창문을 열어 두면, 업성의 성벽 너머로 바람이 들어왔다. 그 바람 안쪽에, 남쪽 형주(荊州) 쪽에서 올라온 소문이 섞여 있었다. 사흘 전 청주를 떠날 때, 청주의 객상이 조용히 원담에게 전해 준 소문이었다.
"형주 남쪽의 은사(隱士)를 얻으면, 세 번 찾아가는 자리에서 그의 문이 열린다 하오. 그 문이 열리는 날, 유(劉)씨의 성을 가진 사내가 — 천하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길 것이라 하오."
원담은 그 소문을 믿지 않았다. 그의 적은 오늘 이 집 안에 있는 원상이었고, 남쪽의 이름 없는 은사가 아니었다. 그러나 — 잠들지 못하는 밤에, 그 소문은 그의 귀 안쪽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의 성도 유(劉)가 아니라 원(袁)이었다. 그 한 글자 차이가, 오늘 밤에는 유난히 크게 느껴졌다.
같은 밤, 원상도 잠들지 않았다.
원상은 업성 북쪽 누각 위에 혼자 올라가 있었다. 달빛 아래에서, 업성의 기와 지붕 수백 채가 은회색으로 펼쳐져 있었다. 스물넷의 원상은, 그 수백 채의 기와 위에 자기 손가락을 세워 보았다. 손가락 끝이 가늘게 떨렸다.
심배가 올라와 그 곁에 섰다.
"주공. 내일부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내일부터 — 형님의 사람을 한 사람 한 사람 떼어 내 보는 수밖에 없겠군."
"그 동안, 형주 쪽의 소문은 어찌 듣고 계십니까."
원상은 한참을 말이 없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대답했다.
"남쪽의 은사라 — 아직 이름이 나오지 않은 은사라 — 그 은사를 얻게 되는 사내가 있다면, 그 사내는 우리 집안의 적이 아닐세. 우리 집안의 적은, 오늘 밤 이 집 안에 있는 한 사람일 뿐이야."
심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달빛이 그의 수염 끝에 조금 묻어 있었다.
업성 북쪽 누각에서 젊은이의 손가락이 기와 위를 가리키고, 같은 성 남쪽 안채에서 장년의 턱에 힘이 들어가고 있을 때, 오동나무의 마지막 잎 한 장이 오늘 밤 안뜰에 떨어졌다. 그 잎이 떨어진 자리에서, 남쪽에서 올라온 문장이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흘러갔다.
"남쪽에 한 사람이 있소."
그 문장은 업성의 형제 다툼 안쪽에 먼저 앉아 있었다. 형제가 서로를 보느라 그 문장을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다툼은 두 사람의 일이지만, 다툼의 그림자 바깥에서 먼저 걷고 있는 제삼의 사람이 있는 법이었다.
세 번째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은, 오늘 밤에도 신야 뒤뜰을 조용히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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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자기와 가장 가까운 이를 다투는 저녁에는, 정작 그 저녁의 가장 먼 구석에서 조용히 걷고 있는 제삼의 사람이 보이지 않는 법이옵니다. 형제의 다툼이든, 동료와의 다툼이든 — 다툼 한가운데에 서신 분일수록, 다툼 바깥에서 이미 길을 가고 있는 이름을 놓치기 쉽지요. 오늘 저녁 당신의 다툼 바깥 어느 구석에, 아직 이름 없는 제삼의 발자국이 혹시 지나가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그 발자국을 알아차리는 일이, 다툼을 한 결단으로 끝낼 가장 짧은 길이기도 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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