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오늘] 1926년 10월 21일 – 총독부 새 청사 낙성 스무 날 뒤, 보름달 뜬 경성과 런던 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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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경기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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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오늘

1926년 10월 21일 목요일 · 오전판

10시 10분 – 시계가 미소 짓는 시간, 100년 전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 10시 10분의 시간

1926년 10월 21일 목요일, 가을이 깊어 가는 경성입니다. 달력은 이날 밤 보름달이 뜬다고 알려 줍니다. 꼭 스무 날 전인 10월 1일, 광화문 앞 조선총독부 새 청사에서 낙성식이 열렸고 같은 날 종로 단성사에서는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이 막을 올렸습니다. 큰 행사가 지나가고 한숨 돌린 가을 사이, 경성은 어떤 얼굴이었을까요.

먼저 솔직히 밝힙니다. 이날 아침 조선 신문 지면의 원문은 이번 조사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날씨와 물가, 사람들의 말을 지어내지 않고, 이날을 둘러싼 확인된 사실만 차분히 엮었습니다.

2. 그날의 경성이 무렵 경성의 풍경을 가장 크게 바꿔 놓은 것은 경복궁 앞에 선 새 청사였습니다. 국가기록원 자료에 따르면 청사는 1916년 6월 24일 경복궁 터에서 땅을 다지는 제사와 함께 첫 삽을 떴고, 약 10년 공사 끝에 1925년 12월 완공되었습니다. 들어간 돈은 700만 엔 안팎이라고 전합니다. 1926년 1월 4일부터 업무를 시작했고, 10월 1일에 낙성식을 열었습니다. 이때 광화문은 동쪽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건물을 두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사전은 조선왕조의 상징인 근정전을 가로막고 군림하는 일본을 과시하려는 뜻이 담겼다고 풀이합니다. 목요일은 ‘노동과 경제’의 날로 삼아 왔지만, 이날 경성의 노동 현장이나 파업을 다룬 기사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10년 세월과 700만 엔이 한 채의 건물에 쏟아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도시의 돈과 땀이 어디로 모였는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3. 경성과 한반도

1926년은 조용한 해가 아니었습니다. 그해 4월 순종이 세상을 떠났고, 장례일인 6월 10일을 앞뒤로 경성에서 학생들이 중심이 된 만세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6·10 만세운동입니다. 일본 군경은 3·1운동 같은 큰 물결이 다시 올까 바짝 긴장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가을, 극장 안에서는 다른 불길이 번졌습니다. 10월 1일 단성사에서 개봉한 〈아리랑〉은 나운규가 쓰고 감독하고 주연까지 맡은 무성영화입니다. 주제가는 최초의 영화 주제가이자 최초의 금지곡으로 소개됩니다. 개봉 때 종로 일대가 눈물바다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하는데, 대중매체가 전하는 일화라서 세부는 더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 위키백과 연표는 이달 민립극단을 중심으로 조선극우회가 조직되었다고 적었지만, 날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4. 그날의 세계

10월 19일, 런던에서는 영국 국왕 조지 5세와 자치령 총리들이 모인 제국회의가 열렸습니다. 1887년 이래 아홉 번째 회의였습니다. 이튿날인 20일에는 미국 사회주의 운동의 지도자 유진 뎁스가 일흔 살로 세상을 떴고, 쿠바를 덮친 허리케인으로 65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바로 10월 21일에는 이탈리아 내무장관 페데르조니가 무대에서 군대를 놀리는 농담을 금지했고, 지금의 사우디아라비아 땅에서는 아시르 토후국이 헤자즈·나지드 왕국과 메카 조약을 맺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장제스의 국민혁명군이 북벌을 이어 가며 10월 10일 무렵 우한 삼진을 손에 넣었습니다. 우창 성은 한 달 넘게 포위된 끝에 항복 조건이 오갔다는 당시 미국 영사 전문이 남아 있습니다. 그 밖에 이날 조선 신문이 이런 소식을 어떻게 실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5. 경성 24시이날 경성의 하루를 시간대별로 그려 낼 기록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확실한 것 하나만 적습니다. 목요일 밤, 하늘에는 보름달이 떠올랐습니다. 한 달 전 한가위 보름달이 지나고 다시 맞은 둥근 달입니다. 스무 날 전 낙성식의 불빛이 꺼진 뒤에도, 달빛은 새 청사와 옮겨 앉은 광화문, 종로의 단성사 지붕 위로 똑같이 내려앉았을 것입니다.

〈아리랑〉이 이날도 상영되고 있었는지, 그날 날씨가 어땠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쓰지 않습니다. 기록이 없는 자리는 비워 두는 것이 이 연재의 약속입니다.

6. 100년의 거울항목 (목요일: 노동·경제) 1926년 2026년광화문 앞 건물 10년 공사, 약 700만 엔의 조선총독부 청사. 근정전을 가림 1990년대에 철거되어 광화문과 경복궁이 다시 시야에 들어옴영화 보는 곳단성사에서 〈아리랑〉 개봉단성사는 영화역사관으로 재개관그날 신문 찾기종이 신문을 직접 구독뉴스라이브러리 등 디지털 아카이브에서 날짜별 검색

※ 이날의 임금·물가는 확인된 자료가 없어 표에 넣지 않았습니다.

100년이 지나, 같은 자리에 선 우리는 그날의 지면을 다시 펼쳐 보고 있습니다. 기록이 남는다는 것은 이렇게 뒤늦게라도 누군가 찾아와 읽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7. 내일을 기다리며내일은 10월 22일 금요일입니다. 미국에서는 헤밍웨이의 첫 장편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가 세상에 나오는 날이고, 나흘 앞서 시작된 런던 제국회의는 계속됩니다. 내일 아침 10시 10분,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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