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0] 한 사람의 백성 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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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경기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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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50] 한 사람의 백성 수만

5월 · 세 번째 문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150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150 헤더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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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의 오후, 이만 사천의 행렬이 당양(當陽)의 언덕 앞에 도달했다.

당양의 그 언덕의 이름이 장판(長坂)이었다. 길고 평평한 언덕이라는 뜻이었다. 이름과 달리, 언덕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가 이십 리가 되었다. 이십 리의 면 전체가 오늘 오후에는 이만 사천의 사람들로 덮여 있었다. 남쪽으로 길을 따라 내려가는 중이었으나, 행렬의 속도는 어제보다 한 리가 더 느렸다.

조조(曹操)의 선봉 기마대의 먼지가 이제 행렬 뒤쪽에서 크게 올라섰다. 오늘까지 남북의 거리가 빠르게 좁혀졌다. 조조의 기마대는 오천 기, 선봉은 조순(曹純). 뒤에서 조인(曹仁)의 이만 보병이 더 따라오고 있었다. 이만 사천의 행렬과 조조의 오천 기마 사이의 거리가 십 리였다.

유비(劉備)가 행렬 앞쪽에서 뒤쪽을 돌아보았다. 북쪽 지평선 위의 먼지가, 이제는 점이 아니라 한 줄이었다. 그 먼지의 줄이 빠르게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공명(孔明)이 유비의 옆에서 조용히 말했다.

"황숙. 오늘 오후의 상황은 어제까지의 구도와 다릅니다. 오천 기마는 우리 후미를 단번에 삼킬 수 있사옵니다. 다만 — 우리 후미에는 이만 사천의 백성이 계시옵니다. 황숙의 결의에는 두 가지 길이 있사옵니다."

"두 가지 길이란."

"첫째. 백성을 버리고 빠르게 남쪽으로 내려가시는 길. 오늘 저녁 안으로 강릉(江陵) 쪽 안전한 자리에 도달하실 수 있사옵니다. 둘째. 백성과 함께 머물며 관우(關羽)와 장비(張飛) 두 분의 뒤 지킴에 이 오후를 맡기시는 길. 두 분의 뒤 지킴이 오천 기를 저지해 주신다면, 이만 사천의 첫 걸음이 남쪽으로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사옵니다."

유비가 한참을 말이 없었다.

첫째 길은 빠른 길이었다. 둘째 길은 무거운 길이었다. 그러나 유비의 안쪽 어딘가에서는, 어제 오후 일흔 노인의 봇짐 무게가 이미 안장 옆에 묶여 있었다. 그 무게를 오늘 오후에 풀어 놓는 일은, 그의 삶의 박자와 맞지 아니하였다.

그가 조용히 말했다.

"大事以人爲本. 큰일은 사람을 근본으로 삼는다. 이 아이(어린 유와, 그 어머니와, 일흔의 노인과, 나머지 이만 사천 모두)를 버리고 빠르게 내려가는 길을 — 저는 택하지 아니합니다."

공명이 고개를 숙였다. 그 숙임 안쪽에는 오늘 아침부터 이미 예감해 두었던 답의 확인이 있었다.

"그러하옵니다. 둘째 길이옵니다."

유비가 말머리를 뒤쪽으로 돌렸다.

삼국지 365 Day 150 중간 일러스트

"운장. 익덕."

두 아우가 각기 자기 자리에서 고개를 들었다. 유비가 두 아우에게 한 마디씩을 내렸다.

"운장. 자네는 오른쪽 언덕의 남쪽 자락에서 오천 기의 오른쪽을 막아 주게. 청룡도(靑龍刀) 한 결의 울림으로, 오천의 오른쪽이 반 박자 늦어질 것일세."

관우가 고개를 깊게 숙였다. "예, 형님."

"익덕. 자네는 왼쪽 언덕의 북쪽 자락에서 오천 기의 왼쪽을 막아 주게. 자네의 팔사모(八蛇矛)가 내려오는 결로, 오천의 왼쪽을 반 박자 늦춰 줄 것일세. 그리고 — 자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목소리가요."

"자네의 목소리로, 오천 기 앞에서 자네의 이름을 크게 외치게. 張翼德을 크게 외쳐 주게. 그 이름의 울림이, 오천의 가운데 박자를 더 흐트러뜨릴 것일세. 자네 이름의 힘을 오늘 오후에 써 주게."

장비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두 눈이 크게 빛났다.

유비는 이만 사천을 공명에게 맡겼다. 공명이 행렬 앞쪽에서 조용히 지휘봉을 들었다. 부채가 오늘 오후에는 지휘봉이 되었다. 공명의 부채가 움직이자, 이만 사천의 사람들이 남쪽으로 한 리를 더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비 본인은 말 위에서 오른손을 들었다. 관우와 장비가 각기 오백 기의 기병을 이끌고 동쪽과 서쪽 언덕으로 갈라져 섰다. 두 사람의 일천 기가 조조의 오천 기마대를 멈추게 할 것이었다.

북쪽 지평선의 먼지가 이제 구체적 모양이 되어 있었다. 선봉 조순(曹純)의 깃발이 보이고, 그 뒤의 철갑의 번쩍임이 보였다. 일천 기 대 오천 기. 오늘 오후의 장판의 싸움이 시작되고 있었다.

유비가 먼 북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남쪽의 행렬을 돌아보았다. 두 방향의 두 얼굴이 유비의 두 뺨 위에 차례로 지나갔다. 북쪽의 얼굴은 적의 얼굴이었고, 남쪽의 얼굴은 자기 사람의 얼굴이었다.

한 사람의 백성 수만. 한 사람의 결이 이만 사천의 등 뒤를 지키는 오후였다. 한 사람이 이만 사천을 지키는 일은, 일천 기로 오천 기를 막는 일보다 먼저였다. 일천 기의 칼끝이, 그 등 뒤 이만 사천의 첫 걸음의 방향을 지키기 위해 — 오늘 오후에 단단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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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150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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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한 사람의 몸이 이만 사천의 등 뒤를 지키는 오후가, 삶의 한가운데에 찾아오는 날이 있사옵니다. 그 날의 결의는 빠른 길과 무거운 길의 갈림길 위의 결의이옵니다. 무거운 길을 고르시는 결의가, 그 분의 삶에 가장 오래 기억될 결의이옵니다. 오늘 당신 곁에도, 빠른 길과 무거운 길의 갈림길 위의 오후가 있으신지요.

📅 내일 Day 151 (Book 5 「세 번째 문」 피날레): 칠십 겹의 포위

"장판의 오후가 저물고 있었다. 조조의 오천 기의 선봉이 장판의 후미 위에 이제 서서히 포위를 형성하고 있었다. 조운(趙雲)은 오늘 오후의 한가운데쯤 후미로 말을 돌린 뒤,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 연삼흠 박사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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