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브릿지] 제1권 · 제16장 · 춘절과 추석, 명절 속 노인의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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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경기하남

제가 처음 한국의 추석과 중국의 춘절을 깊이 있게 다루기로 결심한 것은, 두 나라의 명절 풍경이 너무나도 비슷하면서도 그 속에 감춰진 노인들의 이야기가 무척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번에 만난 왕춘시 씨는 중국 지린성의 작은 마을에 살고 계신데, 춘절이 되면 딸이 있는 쑤저우까지 21시간 기차를 타고 가신다고 합니다. “고향에서 혼자 쓸쓸히 보내느니, 아이들이 있는 곳이 곧 명절이지요.”라는 그의 말이 아직도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춘절은 중국에서 가장 큰 명절로, 이 시기에는 ‘춘윈’이라 불리는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이루어집니다. 2025년에는 90억 3천만 인차가 이동했을 정도로 그 규모가 엄청납니다. 그러나 이 거대한 귀성 행렬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인들이 ‘빈둥지 노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빈둥지 노인’이란 자녀가 모두 독립하여 홀로 사는 노인을 의미하며, 2021년 기준으로 중국 노인의 59.7%가 이에 해당합니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25년 한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65세 이상 인구가 1,051만 명을 넘었습니다. 명절이면 전국 고속도로에 차량이 몰리고, 서울-부산 간 이동 시간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지만, 정작 많은 노인들이 ‘독거노인’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한국에는 약 187만 5천 가구의 독거노인 가구가 존재합니다.

실버 브릿지 주제 이미지

제가 만난 왕춘시 씨와 같은 ‘역춘윈’ 현상은 흥미로운 변화입니다. 자녀가 고향에 돌아오는 대신, 부모가 자녀가 있는 도시로 찾아가는 이 역방향 귀성은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제시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독거노인들이 추석을 보내는 방식은 여전히 외로움이 짙습니다. 명절증후군이라는 현상은 그 증거로, 추석 전후로 화병 진료 건수가 급증합니다.

명절에 홀로 남겨진 노인들의 외로움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사회적, 제도적 문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고독사예방법과 지역 사회 돌봄 네트워크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의 역춘윈 모델도 한국에서 ‘역귀성’을 장려하는 데 참고할 만한 사례입니다.

명절이란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지만, 그 이면에는 홀로 남겨진 이들의 고독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이유입니다. 명절의 의미를 지키면서도 노인들의 외로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실버 브릿지 데이터 그래프

한국과 중국 모두 명절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노인들의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명절은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어야 하며, 그 속에서 모든 세대가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가족과 사회가 함께 노력할 때, 비로소 명절은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제 책 「실버 브릿지: 두 나라의 늙어감」 제16장에 더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도서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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