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6] 잿더미 앞의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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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경기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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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6] 잿더미 앞의 한 사람

1월 · 별이 모이다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26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26 헤더 일러스트

낙양이 잿더미가 된 뒤, 연맹의 회의가 다시 열렸다. 조조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하였다. "동탁이 낙양을 태우고 서쪽으로 물러난 오늘, 이 추격의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오지 아니할 것이오. 속히 군을 동쪽에서 일으켜 서쪽을 치십시오." 원소와 제후들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군이 지쳤고 장안은 멀다." 조조의 얼굴이 붉어졌다. "수자부족여모(豎子不足與謀)." 자리의 한숨이 더 깊어졌다. 조조가 그 자리를 떴다.

조조가 자기 만여의 군을 이끌고 동쪽으로 추격에 올랐다. 형양(滎陽) 부근의 언덕 아래에 이경(二更) 무렵 도달하였다. 뒤쪽의 여섯 장수 — 하후돈·하후연·조인·조홍·이전·악진 — 의 얼굴 위에 오늘 저녁의 같은 붉음이 내려앉아 있었다.

이유(李儒)가 이 추격을 먼저 예측하고 있었다. 여포와 이각·곽사의 세 길이 앞쪽에서, 서영(徐榮)의 복병이 뒤쪽에서 이중 그물을 쳐 두었다. 조조의 군이 언덕을 돌아서던 한 호흡에, 앞쪽에서 여포의 철기가 먼저 나타났다. 여포가 크게 웃었다. "이유의 계산을 벗어나지 못하였구나." 왼쪽에서 이각이, 오른쪽에서 곽사가 동시에 달려왔다. 삼로의 군마가 한꺼번에 조조의 군을 짓눌렀다. 조조의 군이 대패하였다.

달아난 조조가 황무지의 산 아래에 멈추었다. 불을 피워 밥을 지으려 하던 호흡에 사방에서 함성이 일어났다. 서영의 복병이 한꺼번에 튀어나왔다. 조조가 급히 말에 올라 길을 뚫으려 하였다. 서영이 활을 당겨 한 발을 쏘았다. 화살이 조조의 어깨에 꽂혔다. 조조의 말도 두 자루의 창에 무너졌다. 조조가 말 등에서 굴러 떨어져 두 명의 병사에게 붙잡혔다.

바로 그 순간 바람 같은 한 필의 말이 달려왔다. 말 위의 사람이 크게 칼을 휘둘렀다. 두 명의 보병이 한 합 만에 풀 위에 쓰러졌다. 그 사람이 말에서 뛰어내려 조조를 안아 일으켰다. 조조의 사촌동생 조홍(曹洪)이었다.

"공. 이 자리에서 죽을 수는 없사옵니다. 어서 제 말에 오르소서."

조조가 고개를 저었다. "나는 여기서 죽을 운이다. 아우야. 네 목숨이라도 먼저 살아 돌아가야 한다."

조홍이 자기 갑옷을 크게 벗어 던졌다. "천하에 이 조홍이 없어도 되옵니다. 그러나 공이 없으면 아니 되옵니다(天下可無洪, 不可無公)." 그 한 마디가 조조의 가슴 한 곳에 오늘 밤 깊게 자리했다.

삼국지 365 Day 26 중간 일러스트

새벽녘, 두 사람 앞에 큰 강 하나가 가로놓였다. 뒤쪽의 함성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조홍이 조조를 말에서 내리게 하고 자기 몸으로 조조를 업어 강을 건넜다. 강의 깊이가 가슴 아래까지 올라왔다. 뒤쪽에서 화살이 날아왔으나, 두 사람이 건너편에 닿았다. 조조가 처음으로 웃었다. 오늘 밤 두 번째로 죽음을 넘긴 사람의 웃음이었다.

삼십여 리를 더 달려 토강 아래에서 두 사람이 쉬었다. 그때 서영이 상류로 강을 건너 다시 닥쳐왔다. 조조의 숨이 다시 막혔다. 앞쪽의 흙먼지 사이에서 하후돈과 하후연이 열두어 기를 이끌고 달려왔다. "서영은 우리 주군을 해치지 마라." 하후돈의 창이 서영의 옆구리에 꽂혔다. 서영이 말 아래로 무너졌다. 곧이어 조인·이전·악진이 각각 남은 군사를 이끌고 도착하였다. 흩어졌던 오백여 명이 한자리에 다시 모였다.

그 밤 작은 모닥불 앞에서 조조가 멀리 낙양 쪽의 잿더미를 바라보았다. 어깨에서 뽑아 낸 화살이 손안에서 흔들렸다. 그 한 호흡 안쪽에서 조조가 한 가지를 처음으로 자기에게 알려 주었다. 어제까지 연맹의 한 사람이었던 그가, 오늘부터 홀로 길 위에 오른 한 사람이었다. 등 뒤에 이제 열일곱의 깃발이 없었다. 다만 다섯 장수의 숨소리와 오백의 거친 병사의 눈길, 그리고 말이 대신 죽어 준 낮은 기억이 있을 뿐이었다.

잿더미 앞에서 조조의 가슴 한쪽에 '홀로(獨)'라는 한 글자가 처음으로 떠올랐다. 그 한 글자가 이후 삼십 년 동안 이 사람의 모든 밤의 가장 조용한 친구가 될 것이었다.

Book 1의 스물여섯 번째 밤이 형양의 모닥불 앞 잿더미의 방향 위에서 조용히 깊어 가고 있었다. 灰前獨(회전독, 잿더미 앞의 홀로)의 세 글자가, 열일곱 깃발의 자리에서 오백의 자리로 내려앉은 한 결의 씨로 심어지고 있었다. Day 25의 焚洛陽의 잿더미가 오늘 밤 한 사람의 가슴 한 글자의 자리로 옮겨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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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26 마무리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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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옆 사람이 자기 옷을 벗어 던지고 자기 말까지 내어주며 "내가 아니라 당신이 살아야 한다"고 말해 주는 저녁이 있지요. 그런 저녁은 한평생에 한두 번 찾아올까 말까 한 귀한 저녁이옵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 안쪽에도, 언젠가 당신에게 이와 같은 한 번의 저녁을 선물해 준 얼굴이 혹시 있으신지요. 그 얼굴을 오늘 저녁 조용히 떠올려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27: 우물 속의 빛 한 점

"손견(孫堅)의 품 안쪽의 옥(玉)이, 연합의 어둠 속에서 조용히 한 점의 빛으로 드러났다. 원소의 두 눈이 그 한 점의 빛 위에 가늘어지고 있었다." — 연삼흠 박사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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