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동안 공직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한 공무원의 진솔한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최희선 작가의 신간 『조금 늦었을 뿐입니다』는 화려한 성공담이나 특별한 영웅담이 아니다. 1987년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후 수많은 좌절과 승진 누락, 가족과 일 사이에서의 고민, 코로나19 최전선에서의 헌신, 그리고 끝내 서기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기록한 에세이다.
![]() [코리안투데이] 38년 공직의 끝에서 전하는 가장 따뜻한 위로… 최희선 신간 『조금 늦었을 뿐입니다』 출간 © 백창희 기자 오늘날 우리는 늘 누군가와 비교하며 살아간다. 승진이 늦으면 뒤처진 것 같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한다. 사회는 끊임없이 ‘빨라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사실을 잊기 쉽다. 『조금 늦었을 뿐입니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독자들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린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거창한 성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별한 영웅도 아니고, 세상을 뒤흔든 인물도 아니다. 누구나 주변에서 만날 수 있을 법한 평범한 공직자가 수십 년 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사람을 만나고, 일상을 살아내며, 포기하지 않았던 시간을 담백하게 들려준다. 그래서 책장을 넘길수록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다. 특히 이 책은 단순한 공직 회고록에 머물지 않는다. 19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행정의 변화와 사회의 흐름을 한 사람의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비춰준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책임감,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자신의 일을 끝까지 해내려는 자세는 지금의 직장인과 청년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전한다. 무엇보다 독자의 마음을 붙잡는 것은 저자의 시선이다. 억울했던 순간을 원망으로 풀어내지 않고, 힘들었던 시간을 과장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시간도 결국 나를 만들었다”는 담담한 태도로 지나온 시간을 바라본다. 그래서 이 책에는 분노보다 성찰이, 자랑보다 겸손이, 성공보다 사람이 먼저 담겨 있다. 빠르게 읽히는 책은 많지만, 오래 마음에 남는 책은 흔하지 않다. 『조금 늦었을 뿐입니다』는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제목이 마음속에 남는다. “조금 늦었을 뿐입니다.”라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다시 시작할 용기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지금까지 버텨온 자신을 인정하는 위로가 된다.
특히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 승진과 평가 속에서 지친 직장인,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중장년, 오랜 시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온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은 조용하지만 깊은 공감을 선사한다. 최근 출간되는 자기계발서는 대부분 더 빨리 성공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은 정반대의 질문을 던진다. “빨리 가는 것이 정말 중요한가?” 그리고 독자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한다. 38년의 공직 경험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 시간을 통해 얻은 삶의 태도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화려한 문장으로 독자를 설득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독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힘이다. 『조금 늦었을 뿐입니다』는 단순히 공무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조금 늦게 출발한 사람, 아직 자신의 때를 기다리는 사람, 그리고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따뜻한 응원의 편지다. 성공을 향한 조급함보다 삶을 향한 믿음이 필요한 시대. 누군가의 화려한 성공담보다 평범한 사람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더 큰 울림을 전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조금 늦었을 뿐입니다』는 충분히 펼쳐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제목 한 줄만으로도 독자에게 오래 남는 이 책은, “늦었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한 권의 에세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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