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6] 부서진 다리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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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경기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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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56] 부서진 다리의 침묵

6월 · 바람을 기다리는 법 | 약 3분 읽기

삼국지 365 · Day 156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156 헤더 일러스트
삼국지 365 Day 156의 도입 장면 — 삼국시대 인물과 풍경을 그린 삽화 (AI 생성 이미지 · 코리안투데이 · 실제 현장 사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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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曹操)의 이천 기가 북쪽 지평선 뒤로 완전히 사라졌다. 말발굽의 소리도 이제 들리지 아니하였다. 장판교(長坂橋)의 북쪽 끝에서 조금 전까지 피어오르던 먼지가 이제 가라앉고 있었다.

장비(張飛)는 다리의 한가운데에서 잠시 말을 세운 채 그대로 있었다. 이천 기가 완전히 물러난 것을 그의 두 눈이 다시 확인했다. 북쪽의 먼지가 완전히 가라앉은 뒤에야, 장비는 비로소 말에서 내렸다.

그의 두 발이 다리의 나무판 위에 닿았다. 팔사모(八蛇矛)를 오른손에 쥐고, 장비는 다리의 한가운데에 혼자 섰다. 다리의 폭은 좁았다. 한 사람이 서기에는 넉넉하고, 두 사람이 나란히 서기에는 좁은 폭이었다. 장비의 두 발이 그 좁은 폭의 가운데에서 단단히 버티었다.

장비가 팔사모를 높이 들어 올렸다. 창의 여덟 뱀 모양의 날이, 달이 아직 뜨지 아니한 어스름 속에서 번뜩였다. 그러고는 팔사모의 끝이 다리의 나무판을 크게 내리쳤다.

다리의 판 하나가 한 결에 부서져 내렸다. 나무의 쪼개짐 소리가 다리 아래 내(川)의 수면으로 떨어졌다. 부서진 판이 내의 위로 천천히 떨어지며, 물 위로 하얀 물보라가 일어났다.

장비가 팔사모를 다시 들어 올렸다. 두 번째 내리침에 판이 더 부서졌다. 세 번째 내리침에 또 하나가. 네 번째 내리침에 또 하나가. 다리의 한가운데로부터 남쪽으로 다섯 판, 여섯 판이 차례로 부서져 내렸다.

다리의 남쪽 절반이 이제 사라졌다. 내의 위로 부서진 나무판들이 떠내려가고 있었다. 다리의 양쪽 끝을 잇던 연결이 이제 끊어졌다. 조조의 이천 기가 내일 새벽에 다시 돌아온다 하여도, 이 다리 위로는 한 걸음도 건널 수 없게 되었다.

장비가 팔사모를 마지막으로 수직으로 세웠다. 다리의 한가운데에서 짧은 직립이 있었다. 그러고는 창의 끝이 조용히 내려앉았다. 마지막 내리침 뒤로, 다리 위의 모든 소리가 멎었다.

삼국지 365 Day 156 중간 일러스트
삼국지 365 Day 156의 중반 장면 — 인물들의 모습을 그린 삽화 (AI 생성 이미지 · 코리안투데이 · 실제 현장 사진 아님)

저녁의 바람도 그 순간 잠시 멎었다. 북에서 남으로 흐르던 바람이, 다리의 한가운데에서 한 호흡 동안 정지했다. 다섯 번째 바람의 박자였다. 앞선 네 번의 바람이 장판의 다섯 어깨를 차례로 지나간 뒤, 다섯 번째의 바람이 장판교의 한가운데에서 공백을 만들고 있었다.

그 공백 안쪽에서, 장비는 북쪽의 사라진 먼지와 남쪽의 유비 본진 언덕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북쪽은 이제 텅 비어 있었다. 남쪽은 저녁 하늘 아래에서 희미한 언덕의 윤곽만 남아 있었다. 두 방향 두 윤곽 사이의 한가운데에, 부서진 다리의 판 하나와 한 사람의 호흡이 있었다.

장비의 이십 기병이 다리 동쪽의 숲 안쪽에서 이제 나왔다. 그들의 말 꼬리에 매어 두었던 나뭇가지 묶음을 풀었다. 스무 개의 나뭇가지 묶음이 장판의 흙 위에 내려놓였다. 스물의 복병의 가상이 이제 실제의 스무 기병으로 돌아왔다.

장비가 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자. 남쪽으로."

장비가 다시 말에 올랐다. 이십 기가 그의 뒤를 따랐다. 부서진 다리를 뒤로 한 채, 이십일 기의 말발굽이 남쪽 유비 본진의 언덕 방향으로 향했다.

말발굽의 소리가 멀어지자, 장판교 한가운데의 침묵이 더 깊어졌다. 내의 물 위로 부서진 나무판의 마지막 하나가 천천히 떠내려가고 있었다. 그 나무판 위로, 잠시 멎었던 바람이 다시 북에서 남으로 한 줄기 흘러가기 시작했다.

장판 서쪽 하늘의 붉은 빛이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 동쪽 하늘에 달이 한 조각 떠오르기 시작했다. 장판의 저녁이 완전히 저물었다. 조조의 이천 기의 먼지는 북쪽 지평선 뒤로 돌아갔고, 유비의 이만 사천의 행렬은 남쪽 길 위로 더 내려가 있었다.

다리의 부숨과, 사람의 호흡과, 바람의 공백이, 오늘 저녁 장판의 마지막 세 가지 흔적이었다. Book 6의 세 번째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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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65 Day 156 마무리 일러스트
삼국지 365 Day 156의 마무리 장면 — 하루를 닫는 풍경을 그린 삽화 (AI 생성 이미지 · 코리안투데이 · 실제 현장 사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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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

저녁의 끝에서, 다리 하나를 스스로의 손으로 끊는 일이 있지요. 끊은 뒤의 침묵이, 하루의 긴 모든 소리보다 더 깊은 소리가 되는 순간이 있사옵니다. 그 침묵의 한가운데에서, 흐르던 바람이 잠시 멎는 공백이 함께 오는 저녁이 있지요. 오늘 저녁 당신의 한가운데에는, 스스로 끊은 다리 하나가 혹시 있으신지요. 그 부숨 뒤 침묵의 공백을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157: 흩어진 자들의 재회

"장판의 밤이 완전히 깊었을 때, 유비(劉備) 본진의 서쪽 언덕의 한 모서리에서, 이만 사천의 행렬의 여러 자리에서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둘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잃어버렸던 이름들이 다시 불리기 시작한 밤이었다." — 연삼흠 박사

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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